국립 공주대학교 동양학과 김연재 교수는 오는 10월 20일부터 21일까지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제11회 세계한국학대회에 에 참가하여 논문을 발표하면서 특정의 패널의 사회자도 맡는다.

세계한국학대회는 “세계와 소통하는 한국문화”라는 대주제 하에 한국문화를 세계화하는 취지를 갖고서 국내외의 100여명의 학자들이 참가한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은 2002년부터 한국학을 국제적으로 선양하고 10여개 외국대학에 있는 한국어학과를 지원하기 위해 외국대학들과 교대로 세계한국학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김연재 교수의 논문 제목은 “포스트주의의 사조에서 본 한국의 서예(書藝)문화와 동아시아의 탈경계화 – 본질주의적 시선을 넘어서”이다.

김교수는 한국문화의 정체성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그 구체적 사례로서 서예문화를 거론한다. 한국의 서예문화가 한국 고유의 성격과 장점을 갖고서 동아시아의 경계를 넘어서 세계 문화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단서를 찾으려는 것이다.

김교수는 그 방법론적 논거로서 포스트주의(Postism)의 현대적 흐름에 맞추어 문화의 다양성과 통일성이 공존하는 탈경계성을 지향한다. 그는 기존의 문화현상에서는 본질적인 것만을 정통적 주류로 인정하고 그와 밀접하게 관련되는 비본질적인 것을 중시하지 않는 본질주의적 오류가 중국적 혹은 동아시아 한자문화권의 울타리를 만들었다고 본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 김교수는 조선 후기의 서예를 동국진체(東國眞體)의 특유한 정체성에 초점을 맞추어 이광사(李匡師)의 서예미학에 접근한다. 이른바 동국진체는 조선의 참다운 서예라는 의미로서, 한국의 고유한 서예의 학풍으로 평가되어왔다. 이광사의 서예미학은 필치의 규격화를 거부하고 중국 서예의 대가인 왕희지(王羲之)의 書法처럼 자유로운 생명력을 추구하였다. 그 속에서 김교수는 한국의 고유한 서예의 학풍을 조성하기 위해서 왕희지체의 생명력처럼 고정적인 격식을 넘어 비본질주의적 시선도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동양미학에서 예술의 생명정신은 의상(意象)과 의경(意境), 즉 재현과 표현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는가에 달려있다. 김교수는 상(象)과 의(意) 혹은 의(意)와 경(境)의 이분법적 논법에 따르고 있다고 보고 이를 넘어서 이들의 내재적 관계에 주목할 것을 강조한다. 이들을 각각 나누어 재현과 표현을 경계짓지 말고 이들을 통합하는 미의식의 차원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의식적 차원이 있어야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물리적 필치를 넘어서 관념적 여백을 생동감있게 창조하면서 정신적 자유를 최대로 만끽하고 깊숙이 향유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그는 한국의 서예문화가 이러한 본질주의적 시선을 넘어서야 한국의 특화된 생명력이 진화하여 문화의 원형(archetype)으로 자리잡고 그 정신적 기질(ethos)을 발휘할 수 있다고 역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