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의 대외경제개방과 경제특구"

양재성 (통일부 통일교육원 교수)

최근 북한은 핵문제 및 남한의 2010년 5.24조치에 따른 대북제재로 주요 외화 수입원이 감소하게 되자 나진선봉지대 황금평위화도 등을 중심으로 중국과의 경협을 가시화하는 동시에 제3국을 대상으로도 적극적인 외자유치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2012년 강성대국 건설 및 안정적인 후계구도 재원 마련을 위해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북한의 대북제재에 따른 불안정한 투자환경 등으로 외국자본유치를 본격화 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대외개방과 외자 유치과정을 간단히  한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북한은 원래 자립적 민족경제건설을 경제정책의 기조로 삼아 대외무역을 국가가 독점하여 운영하고, 대외무역을 자력갱생의 보조수단으로 간주하여, 경제개발초기부터 소련과 중국 및 기타 사회주의 국가들의 지원과 원조에 의존하는 경제성장을 추진하였다.

 하지만 70년대 이후 중공업 우선정책의 모순 심화로 산업구조의 불균형과 성장둔화 및 사회주의 국가들로부터 재원 조달의 한계에 봉착하여 일본 등 서방 선진국들로부터 외국 차관을 도입하기 시작 하였으나, 73년과 78년 두차례에 걸친 오일 쇼크 등으로 서방 국가들로부터 채무 불이행국의 불명예를 안게 되었다.

 80년대들어 북한은 중국의 중외합자경영기업법을 모방했지만, 전면적인 개방이 아닌 자본주의 기업의 북한진출을 허용하는 합영법(84.9)을 실시, 외자유치를 시도하였지만 내부개혁을 전혀 수반하지 않는 합영법의 성공은 기대하기 어려웠다

 북한의 본격적인 대외경제 개방은 1991년 12월 나진선봉지역을 자유경제무역지대로 지정, 개발사업을 추진한 이후라고 하겠다. 북한은 나진선봉 746 ㎢를 2010년까지 동북아의 국제적인 화물중계기지, 중화학 중심의 수출가공기지, 관광금융기지 등의 중계형 수출가공기지로 개발하기위해 나선경제무역지대법등 제정, 47억달러 규모의 외국인 투자를 유치할 예정이었으나 실제 중국, 일본, 영국 등 12개국에서 호텔, 도로, 통신 등의 인프라와 제조업 분야에 2006년을 기준 80여건 1억4천만달러의 외자를 유치한 것으로 알려져 경제특구로서의 구실을 제대로 하지 못하였다.

 김정일은 외자유치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2009년 `12월 나선시를 방문, 나선대흥무역회사를 현지 지도후 나선시의 도시건설 경영실태를 파악한 후,“ 나선시는 중요한 대외무역기지의 하나이므로 전망성 있게 잘 꾸리고, 시의 당행정사업에 특별한 관심을 돌려야 한다”고  언급한 이후, 2010년 1월4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으로 나선특별시로 지정함으로써, 현재 북한의 행정구역은 1직할시(평양), 1특별시(나선) 및 9도의 행정체계로 개편되었다.

 하지만 최근들어  북한의 대외경제 개방과 북중경협의 대표적인 화두는 황금평․위화도 특구이다.

  황금평은 여의도 면적의 4배 크기로 황금평이 사실상 북한 땅으로 확정된 것은 1962년 12월 10일 김일성과 중국의 주은래가 ‘조중변계조약’을 맺은 이후였다. 압록강 하구의 이 황금평은 원래 평안북도 신도군 시시리였지만, 1986년 수확기에 김일성이 방문하여 잘 익은 벼이삭이 출렁대는 시시리를 보고 ‘황금평야’라고 말했는데 이때부터 ‘황금평’리로 지명이 바뀌게 되었다고 한다.

  이 황금평이 최근 이슈로 등장한 것은 북한이 중국에 황금평을 50년(혹은 추가 50년 연장은 유동적)간 임대해 개발을 위탁하면서부터였다. 2010년 12월 북한과 중국은 ‘황금평․나선특구 합작개발을 위한 양해각서’를 교환했고, 2011년 5월 중국과 황금평 개발에 합의하고, 6월 9일에 단둥에서 ‘황금평․위화도 경제지대 조․중 공동개발 공동관리대상 착공식’을 공동개최하는 일련의 과정을 밟았다. 북한의 ‘조․중 나선경제무역지대와 황금평 경제지대 공동개발 계획 요강’을 보면, 황금평을 중국에 장기 임대하여 상업센터 및 정보산업, 관광문화산업, 현대시설농업 산업, 가공산업 등 4개 산업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황금평․위화도 특구가 사실상 중국에 의해 임대 개발형식을 띄고 있지만, 2002년의 신의주특별행정구와 같은 전철을 밟지 말고 북한을 개혁개방의 길로 이끌어 내는 주요한 계기가 되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