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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2.26  19: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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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도 이제는 끝자락에 다다른 듯하다. 낮에는 제법 따뜻한 기온이 몸속을 파고드는 것이 기분이 좋다. 움츠렸던 몸과 마음이 열리면서 생각도 상대를 향해 달려가는 듯 약속도 부쩍 많아졌다. 어제 지인이 갑작스럽게 전화를 해서 반갑게 약속을 잡았다. 갑작스런 약속으로 스케줄도 조정하고 미리 하루의 일정을 맞춰 두었다. 그런데 다음날 약속시간이 다 되어서 문자 한통이 날라 왔다. 특별한 이유도 대지 않고 약속을 지킬 수 없다는 문자였다. 그런데 약속을 지키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도 없이 단지 시간에 매여 사는 자신의 삶을 한탄하는 몇 마디의 말로 문장은 끝이 났다. 본인이 잡은 약속을 본인의 일방적 의사로 무산시켜버린 모양새였다.

세상은 관계 속에서 형성되어 간다. 크게는 대선공약이 그렇고 기업의 약속, 회사의 약속, 단체의 약속, 작게는 친구와의 약속, 자녀와의 약속, 부부와의 약속 더 작게는 자신과의 약속이 그렇다. 이러한 약속들은 사안에 따라 서면으로 남기기도 하지만 보통 구두로 이루어지며 사실상 구두의 약속이 먼저다. 그래서 말로 하는 약속도 서면으로 한 약속 못지않게 상당히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말로 한 약속을 소홀히 여기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약속은 모든 관계의 기본이다. 왜냐하면 모든 관계는 약속으로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런 약속을 소홀히 여기고 쉽게 무산시켜버리는 성향의 사람은 그 다음 관계로 진행하기에 다소 불편한 이미지를 남기는 것이 사실이며 이러한 일을 반복적으로 하는 사람은 더 이상의 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있다면 상대에게 충분한 설명을 해 주어 이해를 시켜야 한다. 이 방법이야 말로 비로소 소원해 질 수 있는 관계를 그나마 유지시킬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될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렇게까지 사소한 약속을 잘 마무리해야 한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다. 하지만 자신의 생계와 연관된 약속이거나 이권을 다투는 일과 관여된 약속에는 목숨을 건다. 하지만 그러한 일들도 역시 작은 약속에서부터 시작한다는 사실을 잊어버리면 안 된다.

특히 우리는 직장인이던 아니던 고위직에 있거나 자신이 우월한 위치(집단, 가정...)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일수록 아래에 있다고 여겨지는 사람과의 관계를 쉽게 생각하는 경향성이 짙다. 또한 약자의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우위에 위치한 사람의 이러한 행동을 너그럽게 받아주고 이해해 주는 것이 미덕인 것처럼 여기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 사람을 타인들은 마음이 좋은 사람 혹은 배려심이 좋은 사람으로 인정하며 추켜세운다. 그러면 집단의 또 다른 사람들은 모두 무언의 메시지를 주고받게 된다. 자신도 저 사람처럼 강자의 위치에 올라서면 아랫사람에게 소홀히 대하는 것이 특권이고 아랫사람은 그러한 윗사람을 아무 불평 없이 몇 번이고 너그럽고 인자한 미소로 잘 모시는 것이 당연한 도리라는 것을 스스로 답습하게 된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말한다. “그것이 직장생활이고 사회생활이다!” 혹시라도 불평하고 부당성을 주장하는 사람이 있으면 “아직 사회 초년병이다. 세상을 잘 모른다. 직장생활을 안 해봐서 그렇다”는 말로 측은지심 반, 푸념 반, 질타 반 섞은 말을 쏟아 낸다. 하지만 이러한 부당성은 비단 “약속”하나에 국한되지만은 않는다. 사실 남의 마음을 읽고 일일이 신경 쓰며 다독인다는 것은  바쁜 일상에 상당히 번거롭고 귀찮은 일이다. 그래서 그런 것까지 신경 쓰고 어떻게 사느냐며 하찮게 여기며 무시 한다. 하지만 우리가 정말 소중하게 생각하는 ‘신뢰’는 그러한 사소한 것에서 비롯되며, 또한 우리가 상당히 소중하게 생각하는 ‘믿음’도 그러한 사소한 것들이 모여야만 얻어낼 수 있는 결과물인 것이다. 오늘 자신이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넘어가서 상대에게 상처를 준 일이 없는지 살피는 것은 이러한 사소한 일들을 챙기는 것이다. 상대는 그러한 사소함으로 행복해 하기도 불행해 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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