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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죽는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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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1.11  13:4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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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부터 죽는 얘기로 시작한다고 기분 나빠 하실 분도 계시겠지만 사람은 어차피 잘 죽기 위해서 열심히 산다고 생각한다. 비관론적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삶은 곧 죽음을 향한 여정이라는 생각에서이다. 내게도 일흔 여덟인 노모가 계시는데 요즘 부쩍 죽는 얘기를 자주하신다. 아직은 죽고 싶은 생각은 없는데 죽더라고 시름시름 앓지 않고 자는 잠에 죽고 싶다고 하신다. 100세 시대에 아직 이른 생각이라는 말씀을 드려보기는 하지만 죽음이라는 것은 자연의 섭리인 것을 자연의 일부인 인간이 거스를 수 없는 숙명임에 틀림없다. 그렇다면 우리가 잘 죽기 위해서라도 잘 사는 방법을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 현대를 사는 대부분의 개인들은 군중속의 외로움을 호소한다. 바쁜 일상 속에서는 내가 우리인 것처럼 느껴지지만 사실 혼자 일 때 자신을 돌아보면 자기 속마음 하나 편하게 내어 놓고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것은 나의 현실이며 또한 우리의 현실이다.

삶은 결코 녹녹하지 않다. 세상은 결코 쉽게 그 어떤 자리도 내 놓지 않는다. 힘겨운 전쟁 같은 일상을 요구하고 웃음 뒤에는 언제나 상대를 향한 비수 하나씩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가르친다. 이것이 현실이다. 누구나 행복 하고 싶고 누구나 잘 살고 싶다. 벼랑 끝에 내 몰리는 위험을 감수 하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힘들면 쉬고 싶고, 배고프면 먹고 싶고, 슬프면 그 누구에게든 위로를 받고 싶은 게 사람의 본능이다. 이렇듯 우리들의 마음은 스스로가 너무나 삭막하다. 나 자신 내 마음 하나 추스르기가 벅찬 상황에서 조건 없이 다른 누구를 껴안는 다는 것은 엄청난 배려를 요구한다. 그렇다면 해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이러한 우리의 현실에서 도대체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인지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잘 산다는 말 자체는 개인이 추구하는 삶의 가치가 모두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지극히 주관적인 판단을 갖게 한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생각하는 잘 산다는 것은 나에게 주어진 지금의 시간에 충실히 임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사실 난 어린 시절에는 꿈이 있었지만 꿈을 꿀 수가 없었다. 세월이 흘러 가는대로 때로는 멍청하게, 때로는 치열하게 나 아닌 모습으로 살았었다. 미래를 위해 세웠던 계획은 성취된 것 보다 실패한 것이 더 많았던 것 같고. 아무리 답을 찾으려 했어도 결국에는 답을 얻지 못하고 지나가 버린 궁금한 일들도 너무 많았다. 그렇게 세월을 보내고 지금 시점에 생각해 보니 미래를 위해 세웠던 계획도, 얻어 지지 않는 답을 찾겠다며 밤을 새운 고민들도 결국에는 살아보는 것이 답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나는 지금 나 자신에게 이르기를 오늘 하루를 최선을 다해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 행동하고, 최선을 다해 고민하자고 말한다. 오늘이 나의 과거이고, 오늘이 나의 미래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 그 어떤 것이 오늘의 마지막일 지라도 나는 그 마지막을 위해 최선을 다해 생각하고, 행동하고, 고민하려고 애쓴다. 이 말은 결코 그저 말장난이 아니다. 나는 4번의 대 수술을 했고, 4번의 자의적 죽음을 맞을 뻔 했었다. 그래서 어쩌면 죽음이라는 단어는 내 삶과 같이 있고 다른 사람들보다 더 가깝게 느껴진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자살률이 OECD 국가 중 세계 1위라는 불명예가 있지만 죽고 싶다거나 죽음을 선택하는 사람들의 심정은 너무나 살고 싶다는 절규의 끝이라고 생각한다. 늘 죽고 싶다고 울부짖던 사람도 막상 죽음이 닥쳐오면 조금 만 더 살게 해 달라고 애원하는 것도 이러한 심리인 것이다. 그래서 나는 우리가 죽음을 생각하며 산다는 것은 언제나 잘 살기를 꿈꾸며 사는 것이라고 역설적으로 말하고 싶다. 죽을 만큼 생각하고, 죽을 만큼 행동하고, 죽을 만큼 고민하고 산다면 우리는 결코 어제 보다 더 나은 오늘, 오늘 보다 더 나은 내일을 맞을 수 있을 것이다. 임마누엘 칸트는 “과학은 정리된 지식이다. 지혜는 정리된 인생이다”라는 말을 했다. 매 순간 인생을 정리하면서 오늘이 마지막인 듯 살아간다면 이 사회는 최소한 지금보다 더 행복하고 살기 좋은 사회가 될 것이다. 올 한 해는 부디 행복한 얘기가 많이 있기를 소망해 본다. / 충북심리연구소 소장 오미경(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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