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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 울지 않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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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12.26  18:5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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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추워지면 생각나는 사람들이 꼭 있다. 가난으로 난방을 하지 못해 한파 추위를 몸으로 부대끼며 자신의 체온으로 고스란히 생명의 온도를 견뎌 내야하는 사람들, 불편한 몸으로 인한 고통스러운 삶에 추위까지 더하여 그 고통이 뼈 속 깊이 파고들지만 자신의 의지로는 어찌할 수 없어 몸으로 고스란히 하루의 삶을 이어가는 사람들, 가족의 생계를 위해 새벽부터 혹한 한파에 볼이 시리고 귀가 떨어져 나갈 것 같은 고통을 당하면서도 속으로 눈물을 삼키며 하루의 품을 파는 길거리 노점상인들, 어제 먹은 취기가 아직 다 가시지도 않은 이른 새벽 오늘도 혹여나 자신에게 눈을 맞춰줄까 들어오는 봉고차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애절한 눈빛으로 희뿌연 라이트를 간절히 응시하는 인력시장 노동자들, 이들은 당당히 자신의 노동을 팔지만 일터에서는 언제나 약자로 책임자의 눈치를 보며 다음날의 일거리를 걱정하며 하루를 버티고 있다. 여기에 남자들이 있다.
 
상담을 하는 나는 직업상 남자, 여자들의 얘기를 많이 듣게 된다. 여자들은 얘기를 하게 두면 기본이 3시간 반이다. 그런데 남자들은 스스로 고민이 있어 상담실을 찾았음에도 불구하고 별로 말을 하지 않는다. 아니 못한다. 마음속에 담은 얘기는 산더미 같은데 무엇을 어떻게 풀어내야 할지에 대한 방법을 찾지 못하고 망설이고 있기가 일수다. 그래서 성인 남자를 상담할 때는 특히 노련한 상담기술이 필요하다. 왜 그럴까? 남자는 왜, 무엇을 망설일까? 정말 남자와 여자는 다를까? 그렇다면 성별이 다른 것 말고 또 무엇이 다를까? 감성? 이성? 심성? 사실 아무것도 다른 게 없다. 남자도 슬프고, 남자도 힘들고, 남자도 괴롭고, 남자도 외롭고, 남자도 무섭고, 남자도 귀찮고, 남자도 편한 것을 좋아하고, 남자도 놀고 싶고, 남자도.... 여튼 남자도 여자와 성별 외에는 다른 것이 없다.
 
그런데 왜? 남자는 울지 않는 걸까? 아니면 울지 못하는 걸까? 그것도 아니면 혹시 우는 법을 배우지 못한 걸까?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존재가 남자인 듯싶다. 내가 이런 말을 하면 사람들이 나를 보고 남성 예찬론자라고 비아냥거릴지 모르지만 나는 결코 어느 곳에 예속되는 것은 싫으니 그리 결론짓지 않기를 바란다. 심리학에서는 ‘집단무의식’이라는 말을 쓴다. 사실상 이것이 확대되거나 강화되면 이데올로기가 된다. 예를 들면 “남자는 이래야 돼!”라는 식의 보편적 의식이다. (물론 여자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지금은 남자 얘기를 하고 있으니 여자얘기는 다음에 다루기로 한다) 이것은 사회라는 체계가 만들어 낸 올무다. 사실 ‘남자는’ 혹은 ‘여자는’ 이라는 말에는 상당한 불합리성이 존재한다. 우리의 의식을 그렇게 이분법적으로 구분 짓다가 보면 우리는 또 하나의 오류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남자는 여자는 이 아니라 ‘사람은’ 이라는 표현이 가장 적절하다는 생각이다.
 

사실 원시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면 그때는 ‘남자는’ 이라는 표현이 타당성을 얻었었다. 힘의 논리에서 여자는 어쩔 수 없이 약자인 경우가 많았으니 보편적 의미에서 ‘힘은 남자다!’라는 표현이 당연시 되었었고 그 의식은 구석기, 신석기를 거쳐 농경시대에서 산업혁명에 이르기까지는 그러한 듯 했었고 실지로도 그러했었다. 하지만 현대는 육체의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은 극히 제한적이며 모든 기계장비가 그 일을 대신하면서 여성들도 얼마든지 기술만 습득하면 남자의 일의 몇 배도 해 낼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사실 두뇌를 이용하거나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현 시대에서 대세를 이루다 보니 직업과 관련하여 남녀구분이 없어진지 꽤 오래 되었고, 청소년들도 직업을 선택함에 있어서 남. 녀의 일이라는 구분에 전혀 거리낌 없이 자신의 끼와 재능을 살릴 수 있는 직업을 선택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기성세대든 청소년이든 어쩌면 동등한 위치에서 상대의 성(性)을 바라보고 판단하고 규정짓는 것에 거리낌이 없는 것이다. 여기까지는 우리도 모두 동감하는 부분일 터이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남자는 울지 않을까? 하는 문제다. 여기에서 나는 집단무의식의 위력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남자는 남자로 길러진다? 사실 나도 아들을 두고 있는 입장에서 이 문제에 항상 고민을 하고 있다. 나도 무의식적으로 아들을 남자로 키우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그것이다. “남자는 씩씩해야 돼!, 남자는 좀 힘들어도 참아야 돼!, 남자가 그런 걸 가지고 뭐가 힘들다고 그래!, 남자는 여자를 보호해야 돼!, 남자는 절대로 힘든 것을 내색하면 안 돼! 남자는 그 집의 기둥이야!, 남자가 흔들리면 가족이 다 불안해져!, 남자는 일생에 3번만 울어야 돼!, 남자는 가족을 잘 보살필 의무가 있어!, 남자는 한 여자를 선택했으면 끝까지 책임을 져야 돼!, 남자는..., “이런 문화에서 길들여진 남자는 울지 않는다! 쪼잔하게 울지 못한다! 남자니까!
 
2012년 통계청의 발표에 의하면 [2011년 현재 사망원인통계]에서 남성 자살률은 전년대비 4.8% 증가한 반면 여성 자살률은 4.3% 감소했는데 이는 남성의 자살률이 여성보다 2.15배 높은 수치이며, 남녀 자살률 성비는 10대에 1.31배로 가장 낮고, 이후 증가하여 60. 70대 남성은 여성보다 3배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매년 증가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통계에서 나타나듯이 남자가 더 많이 세상과 이별을 한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나는 그 이유로 한 가정의 흥망성쇠의 책임을 남성에게만 돌리는 사회적 인식에서 오는 중압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생활경제지에서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하는 통계조사를 발표했는데 남자가 결혼하지 않거나 지연하는 이유로 87.8%가 고용불안을 꼽았으나 여성의 86.3%는 결혼비용으로 꼽고 있다고 한다. 또한 남성의 40.4%, 여성의 19.4%가 낮은 소득, 불안한 직장 등을 심각하게 고민하는 것으로 보아 가정 경제 즉 가족이 먹고 사는 문제에 관하여 여자보다 남자가 더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이란 본디 남. 녀 공히 부부가 함께 이루어 가는 공동체임을 알고 있지만 사실 경제활동을 통해 재화를 구축하는 일에 있어서는 남자에게 그 책임을 전가하는 경우가 아직도 많기 때문에, 남자들에게 있어서 가정을 이룬다는 것이 주는 중압감이 그만큼은 크고 힘들게 다가오는 것이 아닐까 하는 것이다. 내 아들은 아직은 어리지만 사실 나도 걱정이다. 엄마인 나로서는 위로 두 딸들이나 마찬가지로 아들에게 똑같이 먹이고 입히고 공부를 시키고 있지만 미래의 가장이 될 아들로서의 자질이나 교육은 따로 시키지는 않고 있다.  그런데 사실 이 아들이 결혼을 한다고 생각해보면 정말 걱정이 많다. 남편으로, 아버지로, 또 한 가정의 가장으로, 사회의 일원으로서 그 힘겨운 굴레를 잘 견뎌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면 가엽기가 이루 말 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지금에야 혼자서 먹고, 공부하고, 놀고 자신만 챙기면 되지만, 부모의 지원이 거의 전무한 우리 형편에서 결혼하여 3인 이상의 가정을 꾸리면서 겪게 될 경제적 압박을 과연 내 아들이 견뎌낼 수 있을지는 심히 의문인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가 이 문제를 그저 한 가정의 문제만으로 치부하고 말아도 되는가 하는 데는 의문이 생긴다. 물론 사회적 통념이 남자들에게 가져다주는 책임과 의무에 따른 힘겨움도 있겠지만 사실은 그 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가 먹고 사는 문제일 것이다. 내가 이렇게 말하면 혹자는 요즘 여자도 벌자나? 혹은 벌면 되자나? 라고 말 할 수 있겠지만 솔직히 여자가 나가서 돈을 번다고 해도 과연 그 수입이 가정에 얼마만큼 도움이 되고 있는지는 생각해 볼 여지가 있는 것이다(물론 잘나가는 커리어우먼은 제외다). 2013년 새사연(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의 보고에 따르면 남녀임금 격차가 38.9%로 OECD 국가 중 최고 기록이며 OECD 평균의 2.5배라고 밝히고 있다. 또한 2011년 9월 기준 정규직 남녀 임금격차는 34.3%, 비정규직 남녀 임금격차는 32.4%에 달한다. 정규직 남성은 월평균 305.4만원, 비정규직 여성은 106.1만원을 받는다. 정규직 남성과 비정규직 여성의 월평균 임금격차는 무려 65.3%인 남성의 3분의1수준에 불과하다고 보고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이 어려운 가정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려고 일터로 나간다고 해도 자녀의 양육 및 가사노동 등으로 인한 추가 지출로 인해 그 수입이 고스란히 순수입으로 잡힐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이 문제 외에도 가정에서 여성의 역할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만큼의 수많은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안다. (더욱 상세한 여성의 얘기는 다음에 다룬다)
 
전 세계적으로 보았을 때 아시아에서 여성의 사회진출을 제한함으로 인해 한해 95조의 손실을 보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모든 삶의 무게는 남자의 어깨에 실려 있다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여기에는 여성의 사회진출을 뒷받침 할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의 미비함이 그 원인이라고 본다면 현실적으로 여성 보다는 남성이 가정경제를 책임 질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또한 남자들은 경제적 부담 뿐 만 아니라, 가정이나 또 다른 이면의 사회현장에서 설 곳을 잃어 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여자들의 지식수준이나 삶의 질이 향상 되면서 남자를 향한 여자들의 요구도 많아지고 남자를 평가하는 요소들도 많아 진 것이 사실이다. 그러다보니 삶의 현장에서 어쩌면 단순하고 반복된 일상의 치열한 삶에 지쳐 더 이상 그 어떤 것들을 수용할 여유가 없는 남자들은 여자들의 잔소리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 “집안일에 신경을 써라!, 아이들 교육에 신경 써라!, 장인. 장모님께 신경 써라!, 나에게도 신경 써라!...” 이 모든 일에는 모두 돈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 돈 좀 잘 벌어오라는 압박인 것이다.

이 시대 남자들은 사회의 강퍅한 현실에서 자본부족, 경력부족, 경쟁력약화, 인프라부족, 등등으로 인해 밀리고, 치이고, 가정에서는 가장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도리를 못하고 있다는 압박으로 인해 눈치보고, 자기주장도 못 펴고, 다른 남자 만났으면 잘 살았을 여자를 데리고 와서 자신이 고생시킨다는 죄책감으로 늘 마음이 무겁다. 거기에다가 너무나도 강력한 본능인 성 욕구마저도 소위 염치가 없어서 요구하지 못한 채 (성폭력의 빌미가 되기도 함) 밖으로 밖으로 내 몰리고 있는 것이다. 그야말로 ‘벼랑 끝에선 남자’들이다. 그렇다면 우리시대 남자들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우리는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분명히 한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벼랑 끝 남자들‘을 벼랑에서 끌어들이는 방법에 있어서 첫 번째로 개개인이 해야 할 일은 서두에서 언급한바와 같이 남자도 여자와 똑 같은 감성과 이성과 본능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수용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남자들은 여자의 품에서 자랐다. 남자들은 엄마에게서 위로를 받았고 엄마의 젖을 먹고 자랐다. 그래서 남자들은 여자를 그리워한다(이 말에 다른 오해 없기를 바란다).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가 엄마를 제일 먼저 찾듯이 그렇게 본능적으로 아내를 찾는다(이러한 심리는 남녀 공히 같다). 그리고 또 하나 ’벼랑 끝 남자‘를 벼랑에서 끌어들이는 방법은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사회기반의 구축이다. 하루빨리 남녀 임금의 격차를 줄여서 부부가함께 서로의 짐을 나누어지고 질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할 것이다. 또한 비정규직 노동자가 가장인 이유로 소중한 가정이 해체되는 일은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어떤 가정하나 소중하지 않은 가정이 없고, 어떤 가장 한 사람 소중하지 않은 생명이 없다. 정부는 수많은 그 어떤 정책보다도 국민의 기본 생활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복지정책을 펴 가야 하는 것은 기본 중에 기본이요 세상 그 무엇보다도 제 일 순위에 놓아야 할 것이다. 오늘도 길 위에 서 있는 남자가 보인다. 날씨가 너무 춥다./  충북분석심리 연구소 오미경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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